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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 리뷰_06] 역행자

by 유니버스89 2022.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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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역행자 ㅣ 저자 자청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내 삶이 여기서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사는 게 재미가 없다."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유튜브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시간을 때우던 그때, 멀끔하게 생긴 청년이 나타나 두 눈을 반짝이며 

 

"전 외모, 성적, 돈, 대인관계 등 인생의 모든 많은 분야에서 꼴찌였지만 지금은 연봉 10억의 자산가 되었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어요."

 

라고 말하며 내 앞에, 아니 폰 화면에 나타났다.

 

평소 같으면 유튜브 세상에 널린 수많은 '특별한 성공담'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멈추게 한 포인트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인생도 게임처럼 '공략집'이 있고 그것을 책을 통해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다.

 

나도 가끔 인생이 게임이고 내가 게임 속 아바타라면 어떻게 '나'라는 아바타를 성장시킬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인생은 게임처럼 재미있고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인생은 정답을 알 수 없는 미션들로 가득한 곳이었고 '나'라는 아바타를 레벨업 시키는 일은 한순간에 되는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스스로를 '자청(자수성가 청년)'이라 칭하는 사람이 나타나 인생도 게임과 같이 공략집이 있으며 '경제적 자유와 행복'이라는 인생의 미션을 풀 인생 공략을 알려주겠다고 한 것이다.  

 

'자청'은 사업가이자 유튜버이고, 이번 '역행자' 책으로 작가가 된 30대 청년이다. 그의 20대 초반까지의 삶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흙수저 오타쿠의 삶이 었다고 한다. 그렇게 인생의 밑바닥에 있던 그는 사람들과 대화가 하고 싶어 화술책을 접하게 되었고 책에 있는 것들을 삶에 적용하면서 인생이 바뀌게 된다. 그 경험을 계기로 '자청'은 인생도 게임처럼 공략집이 있다고 생각하여 철학, 심리학, 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연구했고 그렇게 탄생한 인생 공략집이 바로 이 책 '역행자'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가 흙수저 오타쿠의 삶에서 벗어나 연봉 10억의 사업가로 성공하는 과정에서 '삶과 사람'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한 결과들을 정리해 두었는데, 7단계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단계. 자의식 해체

 '자의식'이란 타인과 구별되는 자아로서의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를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자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자의식을 보호하는 것에만 급급해지면 자기 자신 안에 갇혀 버리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면 연애에 실패한 후 전 애인만을 탓한다거나, 성공한 친구가 유용한 정보를 줘도 잘난 척한다며 무시해버린다거나, 자기 계발서는 인생에서 실패한 사람들이나 읽는 것이라 치부하며 좋은 책을 놓친다거나 하는 것이다.

 자의식이 해체된 사람이라면 연애에 실패한 후 이성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거나 자신을 좀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것이다. 성공한 친구를 보며 느껴지는 배가 아픈 마음을 인정하고 친구가 준 정보가 정말로 유용한 정보인지 알아볼 것이다. 누군가 좋은 책이라며 자기 계발서를 추천해 줬다면 그중에 몇 개라도 배울 점이 있지는 않을까 들여다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의식을 보호하는 선택을 한다. 왜 그럴까?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인 다는 것은 기존에 내가 알고 있는 것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며, 나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려 노력한다는 것은 내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열등감이 큰 사람들은 이러한 느낌을 스스로에 대한 존재의 상실로 까지 느끼게 되며, 이러한 두려움은 무의식적으로 발현되어 상대를 깎아내리거나,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형식으로 나타나게 된다. 결국 자의식을 보호하는 것에는 성공하였으나 삶의 변화를 창조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책의 저자는 인생 공략의 가장 첫 번째 단계로 '자의식을 해체'를 이야기하고 있다.       

 

2단계. 정체성 만들기

 저자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유의지란 합리적인 인간이 자신의 행동을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인데, 인간이 스스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존재라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유전자와 환경의 조합으로 움직이는 개체이다. 이 유전자에는 생존에 필요한 정보들이 고대 원시사회부터 축적되어 있다. 3단계에서 말하겠지만 유전자에 저장된 생존본능은 고대 원시사회와는 달라진 현대사회의 생존 방식과 충돌하는 부분이 많고 우리를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이끄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이 유전자는 타고나는 것이고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유전자에 저장된 정해진 운명대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앞서 언급했지만 인간은 유전자와 환경의 조합으로 움직이는 개체라고 했다. 즉, 유전자는 이미 타고난 것이고 바꿀 수 없는 것이지만 '환경'은 충분히 변화 가능하다. 

 우리가 원하는 선택을 하고 원하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도록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을 이 책에서는 '정체성 만들기'라고 말한다. 만약 내가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퍼트려서 노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거나, 아마추어 작가 모임에 나가서 글을 쓰는 사람들과 교류를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외부의 환경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도록 세팅하는 것이다.

 

3단계. 유전자 오작동 극복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우리의 유전자에는 고대 원시사회부터 축적되어 온 생존과 번식을 위한 정보들이 저장되어 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 집단 내의 평판에 신경 쓰는 것, 뇌의 칼로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유지해온 습관을 지키려고 하는 것, 이득보다는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모두 고대 원시사회에 필요했던 본능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본능들이 현대사회에는 맞지 않은 오류를 일으키는데, 이를 유전자의 오작동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그대로 따라가는 경우 변화와 발전이 없는 생존만을 위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매년 새해를 맞이하며 작년보다는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목표와 계획을 세워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목표를 이루고 계획을 실천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워 포기하고,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다가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고 난 후에 스스로를 무능력하고 나약한 존재라며 비난하는 것으로 거창했던 새해 첫날의 목표는 끝이 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계획을 미루고,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우리가 나약해서가 아니다. 단지 유전자의 오작동 때문이다. 고대 원시사회가 시작된 300만 년 전부터 생존을 위해 저장된 유전자의 정보들이 우리의 무의식 안에서 얼마나 강력하게 작동하겠는가? 현대사회에 필요한 뇌의 기능은 불과 15만 년 밖에 되지 않은 것과 비교했을 때 매우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는 유전자에 저장되어 강력한 힘들이 대부분 '생존'을 위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현대사회는 고대 원시사회처럼 생존과 번식이 전부인 사회가 아니라는 것도 알아야 하며 유전자의 오작동이 무엇인가를 가로막고 있다면 넘어설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즉, 본능에 따라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본능과 반대되는 선택과 행동을 해보는 것이다.

 

4단계. 뇌 자동화

 이 챕터에서는 인간의 지능이 어떻게 발달하는지 설명하며 뇌를 자동화하고 최적화하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방법은 '22 전략'으로 2년간 매일 2시간씩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다. 저자는 계속해서 책을 읽는 것을 강조하는데 책을 통해 지식을 얻는 것도 있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뇌를 발달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생을 바꾸는 방법을 의사결정력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하며 의사결정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강조한다. '22'이라는 숫자에 사로잡혀 꼭 2년간 매일 2시간씩이 아니면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책에서는 꼭 2년간 2시간씩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일주일에 30분씩이라도 꾸준히 독서와 글쓰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두 번째 방법은 '오목 이론'이다. 오목이라는 게임에서 좋은 수를 두게 되면 끊임없이 공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게임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생이라는 게임에서도 좋은 수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서 잘못된 수를 두기보다는 넓은 안목으로 좋은 선택을 하는 것 바로 인생에서 좋은 수를 두는 것이다. 이렇게 인생에 놓은 여러 가지 좋은 수들이 나중에 연결되어 커다란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뇌를 증폭시키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평소 접하지 않았던 분야의 책을 읽거나 유튜브를 보며 안 쓰던 뇌 자극하거나, 안 가본 길 걷는 것이 그것이다. 새로운 것을 탐색할 때 뇌는 자극되고 활성화된다. 이 밖에도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보기, 새로운 장르의 음악 듣기 등 뇌를 자극할 수 있는 활동들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충분한 수면을 강조한다. 운동을 할 때에도 근육 운동을 끊임없이 하는 것보다 잠깐씩 휴식을 취하는 것이 근력을 키우는 데에 더 효과가 좋다고 한다. 뇌의 근육도 마찬가지로 자극과 휴식을 적절하게 해주어야 하는데 자신에게 맞는 적정한 수면 시간을 찾아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밖에도 책에서는 돈과 시간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은 '역행자'가 되기까지 알게 된 '역행자의 지식'과 '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람은 각자 처한 상황과 처지가 다르기에 그가 소개하는 방법이 백 퍼센트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알아두면 좋을 전문 지식들을 일상에 적용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 놓았기 때문에 이 책이 인생의 정답지는 아니더라도 하나의 방법론으로 생각하고 적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사실 책을 읽으면서 그가 전해주는 방법론도 인상 깊었지만 더 인상이 깊었던 것은 '삶에 대한 태도'였다. 저자는 자신의 삶에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믿고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고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누구나 다 그렇지 않으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말 그럴까? 우리는 삶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에 익숙해있다. 문제를 외면하거나 세상을 탓하거나 아니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며 자기 합리화를 한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사실 나도 그렇다. 방법을 찾는 것이 귀찮고 해결 방법을 찾았다 할지라도 새로운 방법을 삶에 적용시키기 위해 이미 익숙해진 습관을 바꾸는 게 쉽지가 않아 금방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결국 세상 탓, 남 탓 그리고 이 정도면 충분해라는 '거짓 만족감'을 찾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문제를 해결하고 삶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방법이 존재한다고 믿고 행동했다. '행동하는 힘' 이것이 그가 '역행자'로서 살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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