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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리뷰_06] 테넷 TENET

by 유니버스89 2020.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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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_ 테넷 (2020)

요약 _ 영국, 미국 / 액션 / 12세 관람가 

감독 _ 크리스토퍼 놀란  

주연 _ 존 데이비드 워싱턴, 로버트 패틴슨(닐 역), 엘리자베스 데비키(캣 역)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의 최애 영화 리스트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가 무려 3개가 올라와 있다. 메멘토, 인셉션, 인터스텔라. 내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갇혀 있는 사고의 틀을 깨 주는 신선함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들은 어렵다. 이야기 되는 소재가 우리가 익숙한 현실의 개념과 거리가 멀다. 과학이론도 많이 나오고 사건과 사건, 인물과 인물의 관계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얽혀있어 플롯도 복잡하다. 이번 영화 테넷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중 난이도 상으로 볼 수 있다. 

 

 

 

 

나는 일부러 사전정보 없이 영화를 관람하러 갔다.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신선한 충격을 정말 신선하게 느끼고 싶었다. 크리스토퍼 놀란도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느껴라.'라고 하지 않았던가.

 

사실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이건 뭐지?', '저건 왜 저러는 거야?'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가 중반을 지나자 퍼즐이 맞춰지면서 '저게 저거였구나.', '와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지?'라는 감탄이 마음속에서 떠올랐다. 영화가 복잡하고 어려워 이해를 못하겠다는 평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평점이 8.8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테넷에는 여러 가지 과학이론들이 나오는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버전'이다. 인버전이란 시간의 흐름이 거꾸로 흐르는 것을 말한다. 시간의 순방향이 1에서 10으로 흐르는 것이라면 인버전 된 물체 혹은 사람은 10에서 1로 시간을 역방향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내가 만약 3일 전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한순간에 뿅 하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인버전 하여 3일의 시간을 역방향으로 경험해서 3일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3일 전 그 지점에서 다시 인버전 하여 내가 경험하는 시간의 방향을 순방향으로 돌려야 하는 것이다.

 

이 개념이 너무 신선했고 또 인버전 된 시간 속에서 보여지는 세상이 신기했다. 인버전 된 주인공이 과거의 자신과 싸움을 하는 장면과 '시간 협공'을 벌이는 마지막 전투씬은 정말 멋졌다. 시간의 순방향에서 공격을 하는 팀과 시간의 역방향에서 공격을 하는 팀의 협공 작전이 어떻게 묘사되었을지 궁금하다면 꼭 영화를 보기를 추천한다.   

 

 

 

 

영화를 보는 동안에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백 퍼센트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두 가지 시간의 흐름이 공존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력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인버전을 통해 미래의 인류가 현재의 인류를 공격한다는 설정도 충격적이다. 보통 SF는 지구를 공격하는 외계의 존재가 등장하는데 테넷에서는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가 미래의 인류인 것이다. 

 

미래의 인류가 현재의 인류를 공격하는 이유는 환경오염의 원인이 '현재'에 있기 때문이다. 원인을 없애 미래를 구하려면 그들에게는 과거인 우리의 '현재'를 없애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과거는 미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래는 과거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러한 생각을 뒤집어서 미래가 현재를 파괴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미래의 인류와 현재의 인류의 전쟁' 이라는 생각이 기발하고 재미있기도 하면서도 크리스토퍼 놀란이 영화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는지 생각하면 오싹해지기도 한다.   

 

우리는 오래 전에 쓰인 SF소설들이나 영화들을 현재의 시점으로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지?' 하고 감탄하기도 한다. 이것을 생각했을 때 SF영화를 단순히 오락거리로 즐길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시선에서 테넷이 던지는 메시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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